티스토리 뷰

현 정부는 2030년까지 화석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올리겠다는 친환경 정책을 진행 중에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대표공약 중 강원도 비전을 2번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이는 강원도 춘천지역에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으로, 소양강댐 29억 톤 냉수를 이용해 강원도의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현정부가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대체에너지가 수열에너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정부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수열에너지란 무엇인가?


우선 국내에서 수열에너지에 대한 정의나 분류 자체가 애매하다고 생각한다. 수열에너지를 알아보려고 검색하다보면 괜히 혼란만 더 가중시키는 느낌이 든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수열에너지는 해수가 가진 열에너지를 말한다. 이것이 해양에너지라는 큰 틀안에 있는 온도차에너지와 혼돈되는 것 같다. 아직까지 지하수나 하천수의 경우엔 수열에너지로 지정되진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그냥 혼자 이해하기 쉽게 분류해보고자 한다.


수열에너지란 지하수를 포함한 해수가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를 뜻한다. 물 표층의 열이 아닌 물의 열을 뜻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 수열에너지를 크게 해수열, 지하수열, 온배수열로 분류해보려고 한다. 생소할 수 있는 용어인 온배수열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를 말한다. 일부 환경단체에서 온배수의 원천이 화석연료라며 신재생에너지로 규정되는 것을 반대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2015년에 신재생에너지의 수열에너지로 정식 규정되었다. 미운오리새끼도 정식 수열에너지가 됐는데,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지하수 및 하천수도 하루빨리 정식 수열에너지로 지정되길 바란다.


어쨌든 수열에너지는 자연 그대로의 에너지원이기때문에 사용가능한 양이 거의 무한에 가까우며, 풍력에너지나 태양에너지처럼 날씨나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의 경우 3면이 바다라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해수열 활용을 위한 최적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열에너지는 주로 히트펌프라는 열 회수 장치의 열원으로 사용되며, 냉난방에 활용한 시스템을 수열 냉난방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여름철 물은 공기보다 5도 가량 온도가 낮고, 겨울철에는 공기보다 온도가 10도 정도 높다. 이런 자연 본연의 성질 덕분에 해수나 지하수가 히트펌프의 열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천이나 지하수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하면, 화석연료를 사용한 냉난방 시스템보다 약 15~45% 전력 소비 및 냉난방 비용 모두 절감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때문에 정부도 수열에너지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내외 사례 및 향후 전망


국내 사례를 알아보기에 앞서 해외의 수열에너지 적용사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열에너지가 해양에너지로 분류되고, 일본에서는 온도차에너지로 분류된다. 이런 선진국들은 대략 1960년대부터 각종건물 및 농장 등에 수열에너지를 사용해왔다. 특히 유럽권에서는 항상 스웨덴의 스톡홀름이 거론되는데 이유는 우리가 아는 모든 물을 사용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바닷물을 필두로 지하수, 하천, 호수, 상하수의 수열을 활용해 도시 전체 냉난방의 40%가 넘게 적용시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치바가 유명한데 하수열을 냉난방에 이용해 약 15~25%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가장 좋은 예로 신재생에너지의 집합소나 다름없다. 태양열, 태양광, 지열, 풍력, 수열에너지 등을 이용했는데 이를 통해 연간 13,000톤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감축시켰다. 이는 20년된 소나무를 500만 그루 심는 효과와 동일한 정도라고 한다. 최근 한국수자원공사는 롯데월드타워에 지열시스템 대신 광역상수 수축열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운전효율이 10% 이상 향상됐다고 한다. 또한 기존 흡수식 냉온수기 대비 수열 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더니 약 29% 가량 경제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수열에너지의 장점 및 좋은 사례들이 언급됐다. 그렇다면 과연 수열에너지는 단점이 없을까? 아니다. 세상에 효율 100%인 시스템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분명 수열에너지도 단점이 존재한다. 특히 히트펌프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냉매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에어컨에 사용되는 냉매는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힌다. 우리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대체에너지를 찾는 이유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함인데 참 아이러니한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단점은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수열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국가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적인 냉매를 개발해내기만 한다면 국내 수열에너지 산업은 분명히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앞서 갈 수 있을 것이다. 하루빨리 이런 기술적 우위를 선점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이를통해 세계적인 수열에너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우리나라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