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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지금처럼 인터넷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다. 낮에는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두꺼비 집을 짓고 놀기도 하고, 술래잡기를 하며 놀았다. 그러다가 해질 무렵엔 항상 시원한 흙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땀을 식히곤 했다. 아마도 같은 시기에 유년기를 보낸 사람들이라면 다들 비슷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원해지기도 하고 따뜻해지기도 하는 신기한, 땅의 에너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의 삶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그런 필수불가결한 존재인 땅. 우리는 땅에서 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지열에너지인 것이다. 그리고 이 지열에너지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한라산 같은 화산의 폭발로 흘러나온 용암이 식어서 증기가 빠지면 현무암이 생겨나는데 이것도 지열에너지의 한 가지이다. 온천 또한 지열에너지의 일종이며, 온도가 10도 이상일 경우에는 일상생활에도 활용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열에너지는 주로 어디에 활용되는 것인가?


실제 역사 기록에서도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얼음을 저장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은 바로 석빙고이다. 겨울철 김칫독을 땅속에 묻어 발효시키는 것도 같은 사례이다. 이처럼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는 지열에너지를 활용해왔다.

지열은 평균적으로 약 100m씩 깊이가 깊어질수록 온도는 3도 가량 높아진다. 따라서 굴착하는 깊이에 따라 직접 이용할 수 있는 방식과 간접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뉘게 된다. 직접이용방식은 온도가 30~50도인 지하수를 직접 이용하는 방식이다. 즉 에너지의 형태 변화 없이 바로 이용하는 것으로 활용되는 분야는 온천, 산업이용, 지역난방 등이 있다. 간접이용방식은 에너지의 형태 변화가 있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온도가 150도인 증기와 지열수로 전기를 생산하고 생산된 전기를 송전하는 데 사용하는 방식이다.

히트펌프는 지열시스템의 핵심장치로 열의 성질을 반대로 이용하는 장치이다. 따라서 열을 낮은 온도에서 높은 온도로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히트펌프 덕분에 지열을 실내로 보내주거나 실내의 열을 땅속으로 방출할 수 있다. 그래서 실내 냉난방 온도는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히트펌프를 이용한 방식은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냉난방 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하 25m에서 온도가 16도 정도로 일정한데 이러한 일정한 땅속의 온도를 냉난방에 활용하는 것이다.

지열에너지의 장점은 다른 신재생에너지들과 마찬가지로 일단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라는 점이다. 또한 연중무휴로 24시간 내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에너지들에 비해 유지나 보수 비용이 저렴한 편이며 구동하는 데 드는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실제로 농어촌공사는 친환경에너지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지열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농가에 히트펌프를 적용한 방식은 기존의 기름보일러 방식보다 냉난방 비용을 70~80% 절감시켜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땅속 깊은 곳까지 굴착해야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화산지대에서 활용도가 더 높기 때문에 화산지대가 아닌 곳에서는 경제성과 효율성 모두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땅의 침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히트펌프 열교환기의 부동액이 누수될 경우에는 환경파괴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제로에너지 주택의 등장


최근 집주변을 지나가면서 우연히 제로에너지 주택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일반 주택들과는 달리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주택이었다. 한국 정부는 2020년까지 그린홈이라 불리는 신재생에너지 주택을 100만 호 보급하겠다고 했었는데 실제로 주변에서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정부가 노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줬다. 또한 그린홈 주택사업에 태양광, 태양열, 소형풍력, 지열 등 꽤 많은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이용되고 있었다.


2015년 실제로 지상파 방송국의 뉴스에서 대전의 제로에너지 주택에 대해 보도한 적이 있다. 전기요금이 월 5만 원이었던 기존의 집과는 달리 제로에너지 주택에서는 청구금액이 한 달에 9천 원 정도였다. 여름에 10만 원대 전기요금이 청구되는 집이라면 제로에너지 주택으로 봤을 때는 1만 8천 원 정도인 것이다. 지열과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 자립률 90%대라고 보도했는데 이것은 요금이 90%절감된다는 말과 동일한 것이다.


이처럼 정부는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 시키고 유해물질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주택사업 분야에서도 활발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기존 주택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경우, 정부가 설치비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주택지원사업도 있다. 혹시나 지금 살고 있는 집에 해당사항이 있는 지 한 번 확인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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