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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에너지를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일까? 지난 번 해양에너지에 대해 조사하면서 염분차 발전에 대해 알게되었다. 아직 세계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염분차발전에 대한 연구는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UN같은 세계기구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왜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이제까지 국내에서 연구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방식은 태양광, 태양열, 지열, 풍력, 수력, 바이오매스 등 주로 육지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방식들이었다. 국내의 육지는 면적이 작고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지형적으로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국내 신재생에너지 연구진들이 해양에너지 분야에 주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해양에너지는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종류가 많이 있다. 조력, 조류, 파력, 온도차 발전 이렇게 4가지가 있는데 이 중에서 효율성과 경제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조력발전과 온도차발전만 해당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효율적이면서 경제적인 것을 연구하다보니 새롭게 발견한 것이 블루에너지인 염분차발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차세대 블루에너지 염분차발전이란? 그 잠재력은 어느정도인가?


염분차발전은 염도차발전이라고도 하는데 해수와 담수, 즉 바닷물과 민물의 염도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강이 바다로 유입되는 지역이라면 어디든지 발전소를 건설하고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에서 최적의 후보지를 꼽자면 낙동강과 태화강을 들 수 있다. 게다가 댐 건설이 필요없기때문에 환경적인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존에 개발된 신재생에너지의 효율 및 경제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발전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심지어 염분차발전의 잠재력은 세계적으로 2.6TW 정도라고 한다. 어느정도인지 상상이 가는가? 이 양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약 2,600개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소가 연간 생산하는 전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런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염분차발전은 유럽에서 먼저 각광받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뒤늦게 연구를 시작한 분야이다. 염분차발전의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역전기투석 방식과 압력지연삼투 방식이 있는데, 역전기투석 방식은 양과 음 두 이온의 교환막이 번갈아가면서 깔려있는 스택에 바닷물과 민물을 통과시키면서 발생하는 전위차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압력지연삼투 방식은 삼투압을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두 가지 방식 전혀 다른 방식이다. 전자는 네덜란드가 가장 유명하고 후자는 노르웨이 및 일본이 가장 유명하다.


2005년 네덜란드의 수자원공사인 웻수스 연구소에서 블루에너지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블루에너지가 뜻하는 것은 염분차 발전 중에서 역전분리 시스템을 말하며, 웻수스는 네덜란드 워터 산업의 중추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알려져있다. 웻수스는 레드스탁이라는 독립 기업을 설립했는데, 그 이유는 블루에너지 프로젝트의 규모를 키우고 역전분리 시스템 기술을 상업화 하기위함이었다. 2010년 레드스탁은 1kW급 역전기투석 방식을 이용한 발전소를 세계 최초로 건설했다. 현재 블루에너지 프로젝트는 아프슬라트다이크 지역에서 운영 중에 있으며, 이 기술은 2016년 네덜란드의 국가 아이콘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레드스탁은 2020년까지 200MW급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2009년 스타크래프트라는 기업에서 4kW급 압력지연삼투 방식을 적용한 염분차 발전 플랜트를 건설했는데 이것이 염분차발전을 활용한 세계 최초의 플랜트로 알려져있다. 일본의 쿄화기전공업은 2009년부터 5년 간 나가사키 정수장 근처에 5kW급 압력지연삼투 방식의 플랜트를 건설했으며, 2015년부터 우미노나카미치 나타 해수담수화 시설에 100kW급 플랜트를 건설 중에 있다.


국내현황 및 기대효과


지금부터는 국내현황과 앞으로의 기대효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국내에서는 2015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해양융복합연구팀에서 염분차발전의 두 가지 방식에 대한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개발해냈다.


역전기투석 방식의 경우에는 500W급 스택을 개발했는데, kW급 모듈을 제작가능한 기술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와 함께 이온교환을 시켜주는 분리막의 성능을 세계 최고의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신재생에너지의 한계는 효율과 경제적인 부분인데,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 스택은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저장가능한 최대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개발된 역전기투석 방식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 방식에 사용되는 이온 교환 분리막은 세공 충진이라는 방식을 적용했는데, 한마디로 나노 사이즈의 구멍에 이온 교환 고분자를 채운 것이다. 그 결과 세계 최고인 네덜란드 제품에 비해 제조원가는 반으로 줄었으며, 전력밀도의 성능은 대략 10%이상 향상됐다. 뿐만아니라 기존의 1/4 정도 얇은 두께로 제작이 가능하기때문에 스택 및 모듈의 소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소형화만 가능하다면 대형 발전소 및 비상용 발전기, 전기 충전기, 군사용 기기 등 적지 않은 분야에 적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압력지연삼투 방식의 경우에는 중공사 형태인 삼투막을 개발했으며 역시 모듈화를 가능하게 할 기술까지 확보했다. 중공사 형태의 삼투막은 빨대 모양으로 생겼는데, 종이 형태를 한 평막보다 전력밀도가 높고 물의 이동면적을 크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삼투막을 사용한 해수담수화 시설이나 정수기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적인 선진국들은 이미 kW급을 넘어 MW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에 비해 한국은 5년 정도 뒤쳐져 있지만 늦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효율과 경제적인 면에서 그만큼 더 우수한 원천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부식성능 또한 6배 가량 향상시킨 소재를 개발중에 있다고 하니, 한국을 이끌 차세대 산업이자 블루에너지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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